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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걷기 좋은길 - 지리산 봄꽃 트레킹 코스행복한 봄꽃 트레킹
    글,사진 / 황소영 / (‘행복한 걷기여 지리산둘레 | 승인2017.03.03 14:00

     

    지리산둘레길은 걷기 중심의 여가활동에 부응하기 위해 (사)숲길 과 산림청이 조성한 장거리 도보 트레일이다 . 지리산 권역은 자연 환경이 우수하고 역사적 의미가 깊은 데다 여러 지역과 맞닿아 있어, 각 마을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전북.전남.경남3개 도. 5개 시, 군(남원,구례,함양,산청·하동), 21개 읍·면, 120여 개 마을 285km를 잇는 도보 트레일 지리산둘레길은 2008년 봄 시범구간 20여km 개통에 이어 2009년 5월 1년 만에 약 48km, 2011년 봄 140 여km, 2012년엔 64km를 추가 개통해 최종 완공됐다 . 지리산 자락의 옛길·숲길 강변길·마을길 등을 환형으로 연결한 이 길은 지리산국립공원 외곽지역을 대상으로 산지와 농 지가 만나는 경계부를 지나며, 차량 통 이 많은 아스팔트와 해발고도가 너무 높은 산길 등은 제외시켰 . 지리산둘레길은 흔히 1구간으로 불리는 ‘주천-운봉’부터 시 작해 ‘운봉-인월’ ‘인월-금계’ ‘금계-동강’ ‘동강-수철’ ‘수 철-성심원’ ‘성심원-어천·운리’ ‘운리-덕산’ ‘덕산-위태’ ‘ 위태-하동호’ ‘하동호-삼화실’ ‘삼화실-대축’ ‘대축-원부춘’ ‘원부춘-가탄’ ‘가탄-송정’ ‘송정-오미’ ‘오미-난동’ ‘오미-방 광’ ‘방광-산동’ ‘산동-주천’까지 총 20개 구간으로 나뉜다 . 위 구간 중 오미마을에서 난동과 방광으로 길이 나뉘었다 만나는 것을 제하곤 어디서 출발하든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형이다 . 여기에 두 개의 코스가 더 있다 . ‘하동읍-서 당’과 ‘목아재-당재’. 이 구간은 원형의 둘레길에서 곁가지로 뻗어 나간 지선이 . 지리산둘레길 코스를 모두 걸으려면 1 시간 2.5km, 하루 평균 7시간쯤 걷는다는 전제하에 약 114 시간, 16일이 소요된다.

    지리산둘레길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길이지만 12월 하순부터 2월 마지막 날까진 동절기 정비기간으로 묶여 공식적 트레킹이 불가하다 . 한겨울 추위에 닫혔던 둘레길 여행은 3월 부터 가능하다 . 3월에 둘레길로 떠날 예정이라면 단연코 구례 구간을 빼놓을 수 없다 . 겨울을 보내고 봄의 절정으로 치닫는 대표적 길들이기 때문이다. 

    구리재 고개 넘는 길 방광~산동 구간

    샛노란 불꽃, 구례의 끝자락을 흐르는 지리산둘레길은 봄의 첫 자락과 맞닿아 있다 . 구례의 봄은 산수유 천지다 . 맑은 물속에 노란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순식간에 들로 산으로 담장 너머로, 봄은 또 구례는 일순간 꽃빛으로 물이 든다 . 구례의 봄은 진노랑 빛깔로 시작한다 . 마치 유화 속을 헤집듯 둘레길은 노오란 길을 따라 북으로 뻗어 있다 .

    구간 초입인 방광마을을 지나 1시간쯤 걸으면 길 우측으로 대전리 미륵골 석불입상(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86호)이 보인다 . 이곳의 석불은 “인의(仁義)로 중생을 다스린다 ”는 비로자나불상으로 통일신라 시대의 양식을 이어받은 고려 초기 작품이다 . 여기서 5분쯤 내려서면 당동마을 이다 . 이미 고려 시대부터 가구 수 100여 호의 대촌이었던 당동의 원래 이름은 탑동. 지리산 남악사가 있었다 하여 ‘당몰’이 되었다가 1914년 정구역 개편 때 당동으로 개칭됐다 .

    당동 옆엔 ‘예술인마을’이 있다 . 3만여 평의 너른 땅에 조성된 이 마을에는 미술대학원 교수진들과 화가 등 30여 명의 예술인이 거주 또는 왕래 중이다 . 마을 뒤쪽의 계단을 올라 잠시 숲길을 따르다 아스팔트길이 나온다 . 난동마을과 반야사 사거리에서 직진하던 길은 우측의 이층 집 앞으로 달려 붙는다 . 앞으로 8km쯤 이어질 구리재 임도의 시작이다 . (사)숲길도 인정한 “ 다소 힘들고 지루할 수 있는 길”이지만 고도가 높지 않아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다 .

    산길 임도를 벗어나면 탑동마을, 큼직한 노거수와 쉬어 갈 수 있는 정자며 벤치가 고갯길을 넘어온 둘레꾼을 환영한다 . 마을 끝 ‘우리콩체험장’ 맞은편으로 작은 석탑 하나가 섰다 . 산동면의 탑동은 이 여린 탑 덕분에 생긴 이름이다 . 암자는 백제 시대 의자왕 때부터 있었다지만 오층인지 삼층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이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것으로 추정된다 . 나이 들면 굽고 휘고 작아지는 사람처럼 탑도 천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오느라 많이도 수척하다 .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산동면 땅. ‘산동’이란 지명은 중국 산동성의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 올 때 산수유나무를 가져온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 산수유와 관련해선 재미있는 이야기,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 신라 경문왕은 귀가 당나귀처럼 커서 늘 복두를 쓰고 다녔고, 이로 인해 왕의 귀가 크다는 사실은 오직 복두장이만 알고 있었다 . 평생 이 비밀을 간직하다 죽게 된 복두장이는 마지막으로 도림사 대숲에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는데, 그 뒤로 바람만 불면 대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메아리가 들리더란다 . 이에 격분한 경문왕이 대나무를 모두 뽑아버리고 그 자리에 산수유를 심도록 했다는 것.산수유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이들이라도 언젠가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시 한 구절쯤은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어두운 방 안엔 / 바알간 숯불이 피고 /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 애 처러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 이윽고 눈 속을 / 아 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 그 붉은 산수유 열매 (중략)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 불현듯 아버 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 이 /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 김종길의 시 성탄제 중에서

    산동면은 산수유 주산지로 무려 전국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 또 게르마늄이 함유된 지리산온천지구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 이번 구간은 서시천과 수락천이 합수하는 부촌마을을 지나 산동면 소재지인 원촌마을에서 끝을 맺는다 . 

          

     

    산수유 꽃 천지 산동~주천 구간 

    앞서 소개한'방광~산동'구간의 종점인 산동면사무소 앞에서 길을 나선다. 구간 출발점인 원촌마을은 면 소재지에 온천지구와 산수유로 유명한 관광단지지만 여느 시골 풍경과 별반다르지 않다. 아스팔트 양옆으로 늘어선 낡고 오래된 상가를 벗어나면 19번 국 도로 진입하는 오거리, 일단 우측의 수락폭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산동면 수기리에 위치한 수락폭포는 동편제의 대가 국창 송만갑(1865~1939)이 득음했던 장소로 구례 10경 중의 하나 . 높이 15m의 폭포 상단에는'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신선대'가 있고,'치마에 돌을 담아 올려놓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할미암'이 있다. 근래의 수락폭포는 여름철 물 맞으러 오는 관광객들로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 겠지만 산후통, 근육통,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 하여 삼복더위가 시작될 즈음이면 물살을 맞으려는 인파로 북새통이라는 것. 수락폭포 방향으로 접어들었던 길은 갈림길에서 우측 폭포 방향을 버리고 왼쪽'현천'‘계척'이정표를 따른다. 왼쪽으로 어두컴컴한 굴다리(현천교)가 보인다 . 다리 아래를 통과해 10분쯤 올라서 면 주차장과 화장실, 쉬어 가기 좋은 노거수, 나무와 돌담에 내려 앉은 거대한 장식용 무당벌레들이 보인다. 봄에는 노란색, 가을엔 빨간색, 소박한 산수유 천국 현천마을이다. 연관마을 노거수 앞을 직진하다 시멘트 길을 버리고 흙길로 접어 든다 . 짧은 숲길을 벗어나면 곧 계척마을, 우리나라 최고령 산수유 나무가 있는 곳이다 . 무려 천 년을 넘긴 나이여서 이웃 달전마을의 할아버지 산수유나무와 더불어 할머니 나무로 불린다. 여기에서 산동면 일대는 물론 전국으로 산수유가 보급됐을 터. 둘레길은 이 나무를 직전에 두고 왼쪽으로 휘어져 마을을 벗어난다. 즐비하 게 늘어선 산수유와 밤나무 사이로 수령 600년을 넘긴 푸조나무가 꿋꿋하게 섰다. 곧 체육공원이 보이고,이 즈음에서 길은 왼쪽 숲길로 이어진다.

    이번 구간에서 가장 가파른 경사도.10여 분쯤 이어지는 오르막에 땀이 저절로 쏟아진다. 길의 꼭대기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잠 시 숨을 고르고 내려선다. 걸어온 길과 가야 할 길이 일자로 길게 뻗었다. 환상적인 편백나무 숲이다. 자꾸만 코를 킁킁댄다. 그늘진 숲에서 이끼를 뚫고 올라온 듯한 나무 향기가 좋다. 잠들었던 몸속의 감각들을 자극하는 냄새다.

    편백 숲을 벗어나면 계곡과 어우러진 숲길이고,이 숲을 나서면 곧 밤재(490m)로 이어지는 임도다. 내내 곁에 두었던 19번 국도가 잠시 산 너머로 사라진다.임도 초입에서 밤재까진 약 1.9km. 드문드문 전망이 트일 때마 제법 넓은 국도가 다시 드러나고, 조금 전에 지나온 숲과 마을이 내려보인다. 구간 가장 높은 곳 밤재에 서서, 지리산의 높은 산봉우리와 아쉬운 작별을 한다.

    길은 밤재 너머로 이어진다. 둘레길은 왼쪽 임도, 오른쪽 산길은 숙성치 방향이다. 푸르게 젖은 산줄기가 발아래 펼쳐진 반면 노고단과 반야봉은 등 뒤로 사라진다. 남과 전북의 도계인 밤재에서, 임도와 아스팔트, 산길, 마을길을 돌아 7km를 더 걸으면 1구간(주천~운봉) 출발점인 남원시 주천면에 가 닿으며 길이 끝난다.

    방광~산동 구간별 거리

    방광마을 ~ 난동갈림길(4.2km) ~ 구리재(3.7km) ~ 탑동 마을(3.7km) ~ 산동면사무소(1.4km)
    거리: 약 13km
    시간: 휴식 포함 약 5시간

    총 13km인 이번 구간은 방광마을 ~ 참새미골 ~ 대전리 석불입상 ~ 당동마을 ~ 난동마을 ~ 구리재 ~ 탑동마을 ~ 산동면사무소로 이어진다 . 전체적으로 시멘트 임도와 산중 숲길 비율이 높은 구간으로 특히 오른쪽, 왼쪽, 지그재그로 방향을 틀 일이 많다 . 갈림길마다 서 있는 이정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이정표가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선 나뭇가지에 묶여 있는 리본을 따른다 .

    산동~주천 구간별 거리

    산동면사무소 ~ 현천마을(1.9km) ~ 계척마을(1.8km) ~ 밤재(5.2km) ~ 지리산유스호스텔(2.7km) ~ 주천안내소 (4.3km)
    거리: 약 15.9km

    시간: 휴식 포함 약 6시간 30분

    약 15.9km인 이번 구간은 산동면사무소 앞인 원촌마을을 출발, 현천마을 ~ 계척마을 ~ 밤재 ~ 주천으로 이어진다 . 현천마을은 산동면 내에서도 산수유가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고, 그 옆 계척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유나무, 즉 산수유시목지가 있는 곳이다 . 하여 이번 구간은 산수유 꽃이 만개하는 3월 하순 이나 빨간 열매를 맺는 늦가을에 제격이다 . 원촌마을에 서 계척마을에 닿기까지는 시멘트 길과 아스팔트가 주를 이루는 마을길이다 . 계척마을을 지나 산길로 올라서면 울창한 편백나무 숲과 수량이 제법 많은 계곡이 둘레꾼을 반긴다 . 이후 밤재까지 꾸준한 임도 오르막을 따르다 밤재 정상에서 남원 방향으로 내려선다 .

    교통편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 구례까지 갈 수 있다. 구례에선 방광과 산동으로 가는 군내버스를 이용한다.자가용의 경우, 서울의 경우 호남고속도로를 거쳐 순천완주고속 도로에서 구례화엄사IC, 부산 경남권에서는 남해고속도 로를 따르다 하동IC, 88고속도로는 남원IC, 대전통영간고속도로는 장수IC 등으로 나온 다음 19번 국도를 따라 구례로 이동한다.

    숙식 정보(지역번호 061)
    방광사거리에 세자매가든(781-8989)이 있고, 예술인 마을의 한갤러리(010-8156-0688)는 카페 겸 민박을 겸한다.온천지구로 유명한 탑동마을에 토담식당(781- 0718), 꽃담길(781-0008), 일송정(783-8989) 등이 있다. 잠잘 곳으로는 24시허브찜질방(781-8666)과 게스 트하우스를 겸하는 노고단호텔(782-1507)이 있다 .

    (사)숲길 구례안내센터 061-781-0850 / 주천안내센터 063-625-8952 

     


    글,사진 / 황소영 / (‘행복한 걷기여 지리산둘레  emountain@e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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