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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가능’한 진안세션을 위해볼더링 페스티벌 4TH 진안세션
    윤성중 기자 사진 신희수 기자 | 승인2017.01.06 15:23

    지난 11월 4일~6일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 운일암반일암 계곡에서 ‘볼더링 페스티벌 4th 진안세션’이 열렸습니다. 저는 이 행사에 매년 스태프로 참여했고, 올해도 운영진으로 활동했습니다.

    진안세션은 2013년 처음 열렸습니다. 당시 등반가 차호은씨를 주축으로 한 여러 클라이머들이 운일암반일암 계곡 내 바위에 길을 냈고 그 결과 지금은 약 40개 바위에 120개 정도의 문제가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3년간 행사 기간에만 1000여명이 이 문제들을 풀었고 덕분에 진안은 국내 등반가들에게 ‘볼더링 특구’로 통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 행사는 그간의 관심과 달리 그 규모가 많이 축소됐습니다. 이와 관련된 여러 이유를 행사의 자체적인 분석, 평가를 통해 추측해봤습니다.

    크래시패드를 메고 달리는 참가자들. 올해는 인공암벽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대신 패드를 이용한 다양한 게임이 진행됐다.

    지역 축제를 기획하는 전문가들은 행사의 질을 평가하는 데 있어 보통 아래 4가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대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의 여러 축제들에 비해 진안세션은 등반을 할 줄 아는, 그 중에서도 볼더링에 관심이 많은 소수를 겨냥한 행사라는 점에서 여타 지역 축제들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맞춰 개선해야 할 방향을 찾는다면 더 나은 진안세션이 될 거라는 생각에 해당 요소를 이번 행사의 평가 기준으로 삼아보고자 했습니다.

    운일암반일암 계곡에서 볼더링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1 지역 자원의 적극 발굴, 주민의 직접적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진안세션은 운일암반일암 계곡이라는 특수한 곳을 기반으로 한 행사로, 그동안 참가자들로부터의 호응은 ‘장소’ 덕분이었습니다. 등반지로의 접근성, 인근 편의시설(숙박지, 야영지 등) 등을 고려했을 때 운일암반일암 계곡은 볼더링하기에 적격일 뿐만 아니라 국내에 이만한 곳이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운영진들과 참가자들의 의견입니다. 이 특성은 진안세션이 지역축제로서 이때까지 운영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행사중 E9에서 마련한 이벤트에 참가한 사람들.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이미지를 이용한 마케팅 행사였다.

     

    ‘진안마켓’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이들은 인근 대전이나 광주 등지에서 진안을 찾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진안세션은 지역자원을 적극 활용한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직접 페스티벌에 참여한 경우는 지난 4년을 통틀어 전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볼더링’이라는 특수한 소재와 지역 주민을 엮기 위한 운영진들의 아이디어가 부족했던 탓입니다. 진안세션이 열린 이유 중 하나가 볼더링을 포함한 등반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한 것이었음을 상기했을 때 지역주민들의 행사 참여가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진안세션은 자칫 소수의 인원에 의한, ‘그들만의 축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패드 옮기기 릴레이를 벌이고 있는 참가자들. 반응이 좋았다.

    2 정형화된 축제장의 형태에서 벗어나 지역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이 결합되어야 한다
    진안세션의 축제장은 확실히 다른 지역 축제장과는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무대장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등반’이라는 분야에 맞게 선택된, 각 부스를 꾸미는 업체들의 성격 또한 분명 개성적인 면이 있습니다. 진안세션의 축제장은 확실히 정형화된 틀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이 진안군, 운일암반일암 만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는 딱히 “그렇다”라고 답하기가 힘듭니다. 그렇다면 진안세션의 축제장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야 이 조건을 만족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팀 게임으로 진행된 패드 징검다리 경주.
    행사 당일 계곡을 가로지르는 참가자들.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크게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었다.

    진안군 주천면 일대에는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자연자원이 존재합니다. 운일암반일암에서는 볼더링을 즐길 수 있고, 주변 곳곳은 캠핑장 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 운장산 등산코스도 유명합니다. 쉽게 말해 진안은 거대한 ‘아웃도어 파크’와 같습니다. 이런 지역 특성을 살려 축제장을 재구성하면 어떨까요? 볼더링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참가자들이 다양한 아웃도어 종목을 체험할 수 있게 꾸미는 겁니다. 내년 진안세션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아직 협의된 사항이 없습니다. 위와 같은 아이디어를 여러 사람들이 제안해 준다면 더 재미있는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바위 앞에서 등반도중 포즈를 취한 팀. 이번 진안세션에서는 참가자들을 모두 팀으로 묶었다.

    3 다양한 축제 콘텐츠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진안세션에서는 지난 2년간 설치돼 운영됐던 ‘인공암벽’과 이와 관련된 ‘경기’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많았던 콘텐츠였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벽을 설치해주기로 했던 업체의 회사 사정상 그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다급해진 운영진들은 인공벽 경기를 대체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고, 그래서 생긴 종목이 ‘진안 운동회’였습니다. 볼더링을 할 때 쓰는 크래시 패드를 이용해 메거나 등에 짊어진 상태로 달리기 시합을 벌였고, 또 패드를 징검다리처럼 연결해 팀원들이 이를 밟고 건너 결승점까지 골인해야 하는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오전, 오후 볼더링 경기가 끝난 뒤 저녁엔 등반가 안치영의 강연과 릴락영화제가 열렸다.
    시상식 중 경품이 걸린 가위바위보 게임에 참가 중인 사람들.

    시상식에서 각종 경품을 받고 포즈를 취한 사람들.

    시상식에서 각종 경품을 받고 포즈를 취한 사람들.

    운동회가 끝난 다음에는 ‘릴락’ 등반영화 상영과 DJ 초청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부대행사가 지난해처럼 ‘폭발적 반응’ 속에서 열리진 않았어도 참가자들은 대체로 만족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운영진들도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진안세션의 주요 프로그램인 운일암반일암 계곡에서의 볼더링 외에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로 운동회와 등반영화 상영, DJ공연 등은 그 목적에 충실했다고 봅니다. 운동회의 경우 즉흥적으로 기획, 진행됐다는 점이 미흡한 점이기는 합니다.

    릴락영화제에 상영된 등반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4 지역 축제가 곧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를 지녀야한다
    국내 대표적 하드프리 등반지를 꼽으라고 하면 많은 클라이머들이 ‘선운산’을 떠올리듯이 많은 이들이 볼더링 대표지역으로 ‘진안’을 언급합니다. 이는 지난 4년간 진안세션이 이룬 성과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정체성을 갖고 축제를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운일암반일암 내에 마련된 볼더링 문제들의 수가 행사가 지속되기 위한만큼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것이 올해가 지난해보다 참가자 수가 적었던 가장 큰 이유라고 운영진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볼더링을 즐기는 많은 인원이 이미 진안을 방문했고, 이들은 같은 장소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에 별다른 흥미를 못 느낀다는 의견입니다. 게다가 이제 막 볼더링에 관심을 둔 사람들마저 크게 늘지 않은 상황이 올해 진안세션이 다른 해보다 축소돼 진행된 원인입니다.

    등반지로 이동하는 사람들.

    성공한 지역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그 행사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역축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해당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있습니다. 진안세션이 성공적인 축제라고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중요하지만 주천면 주민들, 나아가 진안군민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으로 보아 진안세션이 명실상부한 지역축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앞으로 고쳐야 할 점이 상당히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4th 진안세션, 50점
    세세하게 들여다봐도 이번 진안세션은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참가자들의 식사문제, 바위 볼더링이 처음인 사람들을 위한 클리닉, 매끄럽지 못했던 운영 등 진행 중 실수가 잦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제가 개인적으로 평가하는 이번 진안세션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개인적인 생각, 그리고 참가자들로부터 들었던 불편사항까지 더해 내년에는 더 나아진 행사가 되도록 운영진들과 협의하겠습니다.

    진안세션 조규복 운영위원장.

    이렇듯 많이 부족했음에도 행사가 잘 마무리된 건 조규복 운영위원장의 노련한 진행, 스태프로 함께 행사를 이끌었던 로컬브랜드 운영진(케일, 오름, 노클라임노라이프) 대표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분위기를 풍성하게 해준 여러 아웃도어 업체들(부토라,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 메드아웃도어, 트랑고, 쎄로또레, 롯데칠성, 현대미디어, 진안군)의 참여가 있었기에 네 번째 진안세션이 올해도 무사히 열릴 수 있었습니다. 


    윤성중 기자 사진 신희수 기자  yooniverse@e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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