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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이머 페트라 클링거, “내 힘의 원천은 골고루!”
    윤성중 기자 | 승인2016.11.14 09:26
    우이동 코오롱등산학교 빌딩 옥상에서 인수봉을 배경으로 선 페트라 클링거. 그녀는 이날 인수봉 빌라길을 선등으로 올라 함께 한 등반가들을 놀라게 했다.

    외국의 등반가가 인수봉을 오르는 풍경은 아직까지 우리에겐 많이 낯설다. 게다가 비교적 어려운 남벽의 코스들에서 선등으로 줄을 걸고 있는 외국 클라이머의 모습은 국내의 여러 클라이머들에게 분명 생소한 것이다.

    지난 10월19일 방한한 스위스의 패트라 클링거(Petra Klingler, 24세)가 오랜만에 이런 상황을 연출했다. 그녀는 10월22일 전남 광주 무등산에서 열리는 볼더링 페스티벌에 초청돼 한국을 찾았고 일정 중 들른 인수봉 빌라길에서 실력을 뽐냈다. 함께 등반한 백해숙씨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등반은 그야말로 물 흐르듯 거침없었다.

    “빌라길은 어려웠지만 재미있었어요. 시내에 이런 큰 바위가 있다는 데에 정말 놀랐습니다. 한국에는 지난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대회 참가를 위해 방문한 적이 있어요. 이번이 두 번째고요. 전에는 경기만 참가한 다음에 곧바로 출국했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남아 서울의 여러 곳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서울은 제 고향인 스위스 본슈테텐과 달리 크고 사람도 많아요. 모두 다 친절했고요.”

    페트라 클링거가 사용하는 장비들.

    페트라는 6살때부터 등반을 시작했다.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라다니다가 암벽등반을 접했고 10살까지는 어른들의 스케줄에 맞춰 주말에만 그렇게 바위를 해야 했다. 이후 그녀는 근처 실내암장에서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고 16살이 되고부터 각종 대회에 나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등반을 접해서인지 그녀는 볼더링, 리드, 아이스클라이밍, 자연암벽 등 손으로 잡고 발로 디뎌 오르는 종목은 뭐든지 가리지 않았다. 경기 등반에서 그녀는 상위권을 휩쓸었고 5.13c급 루트를 온사이트로 오르는가 하면 볼더링은 V14급까지 해냈다. 어린 나이에 토털 클라이머로서의 기량을 갖춘 셈이다. 

    “1년 365일을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엔 좀 지루했어요. 운동을 하다보니까 이런 종목들이 모두 다 연관돼 있다고 느꼈고요. 나 같은 사람이 많진 않겠죠? 볼더링, 리드, 스피드, 아이스클라이밍, 자연암벽, 모두 내 적성에 맞아요!”

    그녀가 이런 식으로 발전하게 된 요인은 단순히 ‘재미’ 때문이다. 그녀가 말하는 클라이밍의 매력은 바로 ‘동작’에 있었다. 어떤 벽, 어떤 루트를 오르던 같은 동작을 이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했고, 그걸 고민하는 과정도 무척 재미있다고 표현했다. 그녀가 클라이밍에 빠져든 이유가 또 있다. 

    그녀는 토털 클라이머다. 온사이트 5.13c, 볼더링은 V14급까지 등반하며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확실히 등반은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스피드가 있거나 흥미진진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죠. 힘들거나, 다치거나 등등. 그런데 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가족 같아요. 금세 친해지죠. 사람들마다 각각 다른 문제 프로젝트가 있거나 문제풀이 방식이 달라도 이런 사항에 대해 벽 밑에서 토론 같은 걸 하면 특별한 친밀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질리지 않고 클라이밍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페트라의 등반은 실내와 실외를 가리지 않았다. 경기가 중심인 실내 등반은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드는 수단이었고 동시에 동기와 성취감을 얻는 용도로 활용했다. 한편 실외에서는 오로지 즐거움을 목적으로 등반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이클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의외로 단순했다. 

    “8b급의 루트를 등반하는 게 목표에요. 4년 후에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고요. 아! 그리고 대학도 졸업해야 하고요!”

    그녀는 등반 말고도 스포츠에 관한 공부를 하며 이따금씩 배드민턴도 친다. 빵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페트라는 10년 후 자신이 뭘 하고 있을지에 대한 물음에 당연하다는 듯 여전히 클라이밍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

     


    윤성중 기자  yooniverse@e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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